러시아의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 ‘Africa Corps’로 바뀐 군사 영향력 확대의 명과 암

워그너 그룹의 몰락 이후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롭게 내놓은 카드는 ‘Africa Corps(아프리카 원정군)’다. 크렘린은 이를 통해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 사헬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방위 협력을 확대하며 서방 세력이 떠난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워그너에서 Africa Corps로: 체제 변화의 배경

프리고진 사후 구조 재편

러시아의 Africa Corps는 2023년 8월 워그너 그룹의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후 러시아 국방부가 직접 관리하는 준군사 조직으로 설립됐다. 워그너의 아프리카 사업을 상당 부분 인수하면서 정부 통제 하의 공식적인 민간군사기업(PMC) 환경을 조성했다.

이는 프리고진이 2023년 6월 러시아 군부에 대항해 실패한 반란을 일으킨 후, 러시아 국방부와 워그너 간의 경쟁 관계를 해소하려는 크렘린의 전략적 움직임이었다. Africa Corps는 워그너에 비해 더 작고 통합된 역할을 하며, 리비아,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러시아와 연계된 현지 정부들에 군사 지원, 훈련, 대테러 협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공식화된 국가 프로젝트

Africa Corps와 워그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공식적인 정부 지위다. 프리고진 회사의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측면들이 대부분 제거되어, 핵심적인 원정군 구조만 남겨졌다. 이러한 변화로 러시아의 아프리카 대륙 개입은 사적 이니셔티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공식적인 국가 프로젝트의 조명을 받게 됐다.

확대되는 러시아의 아프리카 영향력

크렘린의 야심찬 계획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상호작용을 포괄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며, 주로 경제 및 투자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서아프리카에서 일련의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서방 세력이 후퇴한 지정학적 공백을 러시아가 파고들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확대 현황

말리: Africa Corps는 말리에 약 1,000명을 배치하고 있으며, 최근 워그너가 공식적으로 철수를 발표했음에도 Africa Corps가 그 자리를 대신하여 러시아의 군사적 존재를 지속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약 100명 정도가 배치되어 있으며, 2024년 1월 처음으로 배치된 100명의 병력이 향후 20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니제르: 불분명한 수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미군이 철수한 후 러시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약 2,000명이 주둔하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 동기와 자원 확보

이러한 배치들은 금 밀수나 무기 거래를 통해 크렘린과 파트너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러시아는 또한 우라늄 등 전략적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 하며, 지정학적 목적으로 이주 경로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군사적 실패와 신뢰성 상실

Tinzaouaten 참패: 2024년 7월 투아레그 분리주의자들과 알카에다 무장세력이 말리 북부에서 말리-워그너 연합 부대를 매복 공격한 사건에서 워그너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 사건은 워그너가 100명 가까운 병력을 잃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으며, 러시아 용병들의 효과적인 대반란 부대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지속되는 안보 위기: 말리군과 러시아 용병들은 국가 내 폭력을 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말리군과 러시아 용병들은 모두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력 충원의 어려움

Africa Corps는 창설 이후 상당한 문제에 직면했다. 워그너 그룹의 공공 부문 버전을 만들려는 크렘린의 노력에서 주요 도전 중 하나는 인력 충원이었다. 이 분야의 어려움으로 인해 니제르에 대한 초기 배치가 지연됐다고 보고됐다.

과도한 확장과 자원 부족

말리군과 Africa Corps 동맹군은 중부, 북부, 북동부에서 알카에다 연계 Nusrat al-Islam (JNIM), 대사하라 이슬람국가, 아자와드 인민 방어 전략 프레임워크(CSP-DPA) 연합과 싸우면서 과도하게 확장되어 있다.

러시아 부대들은 군사적으로 심각하게 과도 확장되고 노출되어 있으며, 모스크바는 아프리카 정부들에게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

인권 침해와 국제적 비판

전쟁범죄 혐의

말리군(FAMa)과 러시아 준군사 조직 Africa Corps(구 워그너 그룹)는 2021년 12월 이후 민간인에 대한 즉결처형, 강간 및 성폭력, 약탈, 고문 등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저질렀다.

말리 북부에서 FAMa와 준군사 조직의 공세는 특히 투아레그족, 아랍어 사용 부족, 풀라니족 등 민간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해와 무차별 공습 등의 학대로 특징지어졌다.

국제 제재 확산

2024년 11월 영국은 Africa Corps와 Espanola Battalion, Bears Brigade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에 따르면, 목표는 불법적인 러시아 활동에 대응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불안정화를 방해하며,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전쟁 노력을 위한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 확대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 강화와 연계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확보한 자원과 경험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한반도 긴장 고조에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전략 재검토 필요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대아프리카 외교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경제협력과 개발원조를 통한 소프트파워 확대에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다.

결론: 제한적 성공과 구조적 한계

Russia’s Africa Corps는 표면적으로는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크렘린은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러시아 부대들이 일부 군사적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여러 면에서 심각하게 과도 확장되고 군사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모스크바는 아프리카 정부들에게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서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모든 관련자들에게 명백한 것은 모스크바가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며, 이는 서방에게 외교적 기회를 남겨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frica Corps는 워그너의 후계자로서 러시아의 아프리카 전략을 지속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의 어려움, 군사적 실패, 인권 침해 논란, 국제 제재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이 단기적으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현지 정부들과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 그 한계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