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무력화하는 JNIM, 6천 명 전투원으로 급속 확산하는 알카에다 계열 조직

서아프리카가 새로운 안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알카에다 계열 무장조직 JNIM(Jama’at Nusrat al-Islam wal-Muslimin)이 최대 6,000명의 전투원을 보유한 채 사헬 지역에서 가장 무장이 잘 된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한때 말리 북부에 국한되었던 이들의 활동 범위는 이제 부르키나파소, 베냉, 가나까지 확산되며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말리에서 시작된 급속한 세력 확장

JNIM은 2017년 여러 이슬람 무장조직이 통합되면서 창설된 알카에다 계열 조직이다. 처음에는 말리 북부와 중부를 거점으로 활동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놀라운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JNIM이 서부 말리에서 베냉 국경지대까지 벨트처럼 뻗어있는 준국가(proto-state)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2025년 들어 JNIM의 공격은 더욱 대담해졌다. 6월 초 말리 불케시 군사기지를 점령하며 100명 이상의 병사와 용병을 살해했다고 주장했고, 팀북투 공항과 여러 검문소를 동시 공격하는 복합 작전까지 감행했다. 이들은 단순한 게릴라 공격을 넘어 주요 도시를 일시적으로나마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자립을 통한 지속가능한 무력 조직 운영

JNIM이 다른 테러조직과 구별되는 점은 경제적 자립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통제 지역 주민들에게 이슬람 세금인 ‘지대(jizya)’를 강제 징수하고 있다. 밀수업과 인신매매, 무기 거래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며, 심지어 지역 경제의 허가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한 30세 남성은 “우리 지역은 JNIM이 지배하고 있고, 그들과 거래해야만 한다. 소 방목과 어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생존의 문제이지 협력이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JNIM은 지역 주민들을 사실상 인질로 잡고 정부군보다 효과적인 통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봉쇄 전술로 도시를 고립시키는 전략

JNIM의 가장 효과적인 전술 중 하나는 주요 도시들을 봉쇄하는 것이다. 이들은 팀북투와 가오 같은 중요 도시를 포위하고, 메나카와 보니 같은 마을들을 완전히 고립시켰다. 도로를 차단하고 다리를 파괴하여 물자 공급을 끊는 이 전술은 정부의 통제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한 운송업 관계자는 “물품들은 모프티에서 강을 이용한 소형선박으로만 운송해야 한다”며 JNIM의 봉쇄가 얼마나 철저한지 설명했다. 이러한 봉쇄 전술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고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려 정부에 대한 불만을 키우는 효과를 낳고 있다.

베냉과 가나까지 위협받는 연안 국가들

JNIM의 영향력은 이제 전통적인 사헬 지역을 벗어나 해안 국가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베냉에서는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군인 공격이 발생했고, 토고는 역사상 가장 많은 테러 공격을 기록했다. 가나와 세네갈 같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국가들도 JNIM의 정보망과 공급 네트워크가 침투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군 아프리카 사령관은 “테러조직들의 새로운 목표 중 하나가 서아프리카 해안에 접근하는 것”이라며 “해안선을 확보하면 밀수, 인신매매, 무기 거래를 통해 활동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이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의 대응 공백과 현지 정부의 한계

서아프리카 지역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는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개입 축소가 있다. 미국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크게 축소했고, 프랑스도 ‘바르칸 작전’ 종료 후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이러한 안보 공백을 JNIM이 빠르게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정부군들의 대응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군의 잔혹한 행위들이 오히려 JNIM이 도덕적 우위를 주장하며 권위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패한 정부에 실망한 일부 주민들이 JNIM을 더 믿을 만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증언도 있다.

국제 테러의 새로운 진원지로 부상

전문가들은 JNIM이 2022년 이후 4배나 성장했으며, 이제 “본토 공격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 사헬 지역은 이미 전 세계 테러 사망자의 51%가 발생하는 이슬람 반군의 진원지가 되었다.

2025년 5월 한 달 동안만 JNIM의 지역 공세로 400명 이상의 군인이 사망했으며, 이는 2024년 8월 이후 가장 치명적인 달이었다. 이들의 공격 능력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복합 작전과 대규모 공세를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앞으로의 전망과 우려

JNIM의 확산은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국제 안보 위협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들은 주요 도시들을 포위하는 전략을 통해 바마코, 와가두구, 보보디울라소, 가오 같은 지역 수도들을 “질식”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서아프리카 전체가 불안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2024년 8월 기준으로 사헬 지역에서만 거의 50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되었는데, 이는 2020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JNIM의 급속한 성장과 확산은 서아프리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부들의 역량 강화와 함께 국제사회의 보다 적극적이고 조율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