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km 떨어진 적국 심장부를 드론으로 타격한 비밀 작전
“거미가 치는 거미줄처럼 정교하고 치밀했다.”
2025년 6월 1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실행한 ‘스파이더웹 작전’은 전쟁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드론을 밀반입해 전략폭격기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한 이 작전은 현대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크라이나에서 4,300km나 떨어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의 벨라야 공군기지까지 공격했다는 것은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1년 6개월의 치밀한 준비가 만든 기적
AI와 인간의 창의성이 결합한 완벽한 계획.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1년 6개월에 걸쳐 이 작전을 준비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AI 기술의 활용이다. 우크라이나에 전시되어 있는 퇴역 Tu-95와 Tu-22M 폭격기의 이미지를 분석해서 취약점을 찾아낸 뒤, 이를 AI에 학습시켜 자폭 드론에 탑재했다.
작전 과정도 영화를 방불케 한다. 드론 여러 개를 컨테이너 천장 위에 숨기고 트레일러에 실어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밀반입했다. 심지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지역사무소 바로 옆에 작전 본부를 설치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밝혔다.
트럭 운전사들은 각각 신원 불명의 기업인으로부터 운송 주문을 받았고, 운전 도중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이동 경로와 정차 위치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 표적이 된 비행장 인근에 정차한 순간, 컨테이너의 천장이 원격으로 열렸고 총 117기의 드론들이 지정된 장소로 날아가 러시아군 폭격기들을 핀포인트로 타격했다.
70억 달러 피해와 러시아 전략공군의 타격
단 하루 만에 34%의 전략폭격기 전력 무력화.
우크라이나는 이번 작전으로 Tu-95, Tu-22M, A-50 등 41대의 항공기가 무력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러시아가 약 7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34%에 달하는 전략폭격기 전력을 단 하루 만에 상실한 것이다.
목표가 된 비행장들은 무르만스크주, 이바노보주, 랴잔주, 이르쿠츠크주에 있었으며,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장거리 전략 항공기 전력인 Tu-95, Tu-22M, A-50, An-12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위성 사진으로 확인된 바로는 최소 23대의 파괴 혹은 손상이 확인되었다.
드론 전쟁의 새로운 전환점
대형 드론에서 소형 드론, 그리고 AI 운용까지.
스파이더웹 작전은 드론 전쟁의 진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튀르키예의 대형 드론 바이라크타르 TB2로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자 러시아는 바이라크타르 TB2를 탐지·격추하는 능력을 빠르게 갖추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는 다시 소형 드론을 사용하는 전술로 변화를 꾀했다.
이번 작전에서는 AI 기술까지 접목되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일부 드론이 비행 중 신호를 잃고 미리 계획된 경로를 따라 AI를 사용하여 임무를 수행하도록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에서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된 역사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러시아의 분노와 보복 공격
472기의 드론과 미사일로 맞받아친 러시아.
러시아는 즉각 대규모 보복에 나섰다. 6월 2일 밤중에 러시아가 보복으로 드론 472기, 미사일 7기를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밝혔다. 이는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새 이뤄진 공격으로는 가장 규모가 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부총리는 “복수는 불가피하다. 폭발해야 할 것은 모두 폭발할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미 작전은 성공적으로 완료된 상태였고, 드론 컨테이너들은 작전이 끝난 후 자폭해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놀라운 성과
98.3% 요격률, NATO 수준에 근접한 방어 능력.
스파이더웹 작전 이후 러시아의 보복 공격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역량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러시아가 감행한 공격 무기 371발 중 365발을 요격했는데, 이는 98.3%에 달하는 높은 요격률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지원받은 패트리어트(PAC-3)와 NASAMS, 독일제 IRIS-T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의 공격을 방어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사실상 NATO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무기가 방어망을 뚫고 민간 지역에 도달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드론과 미사일의 물량 공세가 지속된다면 방공자산의 피로도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NATO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GDP 5% 국방비 증액 합의와 유럽의 자주국방.
6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GDP의 5%까지 국방비 지출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이 NATO에서 탈퇴할 경우를 대비한 유럽의 자주국방 의지를 보여준다.
마르크 뤼터 새 NATO 사무총장은 조직이 “전시 정신으로 전환하여 국방 생산 및 국방비를 급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NATO가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실질적인 집단방위체제로 진화할 계기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딜레마
우크라이나 지원 삭감 vs 러시아 견제 필요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복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2026년 국방 예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NATO에 방위비를 늘리라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스파이더웹 작전을 비공개적으로 “강력하고” “멋지다”라고 표현했다고 보도되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독창적인 작전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쟁의 새로운 법칙을 만든 혁신
게임체인저를 넘어 오버매치의 시대.
스파이더웹 작전은 드론이 단순한 게임체인저를 넘어 수적 우위를 점해야 하는 오버매치의 무기가 되었음을 증명했다. 전장에 드론이 투입된 이래 교환비 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전의 성공 요인은 기술과 창의성의 결합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표적 식별, 정교한 침투 경로 설정, 동시다발적 공격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무엇보다 적국 영토 깊숙한 곳까지 대규모 드론을 숨겨들여와 고가치 목표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한 것은 전사상 최초의 사례다.
한국에 주는 교훈
우리도 준비해야 할 새로운 전쟁의 시대.
스파이더웹 작전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2022년 12월 북한 드론의 서울 상공 침입 사건을 겪은 우리로서는 이런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단순히 방어만으로는 부족하고, 창의적인 공격 능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AI 기술과 드론의 결합, 정교한 침투 작전, 동시다발적 타격 능력 등은 우리 군이 참고해야 할 핵심 요소들이다.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런 비대칭 전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미래 전쟁의 새로운 표준
창의성과 기술이 승부를 결정하는 시대.
스파이더웹 작전은 미래 전쟁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전통적인 화력과 규모보다는 창의성과 기술력이 승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적은 비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영국 BBC는 이번 드론 공격이 2022년 러시아와의 전쟁 시작 뒤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가장 정교한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폭격을 당한 미국만큼의 충격을 러시아가 받았을 것”이라며 ‘전쟁의 규칙을 다시 썼다’고 표현했다.
스파이더웹 작전으로 시작된 새로운 전쟁의 법칙은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창의성과 기술, 그리고 치밀한 계획이 결합될 때 어떤 기적이 가능한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