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가 국제사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 폭우로 중부 도시 모크와에서만 151명이 숨지고 3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이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기후변화와 인프라 부족이 결합해 만들어낸 복합적 재난의 전형을 보여준다.
숨겨진 진실: 사망자 700명은 빙산의 일각
공식 집계로는 15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지만, 비공식 집계에서는 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추정된다고 한다. 나이저강의 불어난 물에 휩쓸린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증가할 수 있다는 현지 당국의 발표는 이번 재해의 규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265채의 가옥이 완전히 파괴되고 다리 2곳이 유실된 것은 물론, 농경지와 도로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12명의 가족 중 4명만 생존이 확인된 한 가족의 사례처럼 가족 단위의 참혹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실제 인명 피해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매년 반복되는 재앙: 나이지리아 홍수의 패턴
나이지리아의 홍수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전국 31개 주에서 홍수로 1,200명이 사망하고 약 120만 명이 이재민이 됐으며, 2022년에도 10여 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600명 넘게 사망하고 약 14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홍수는 나이지리아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5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우기에 홍수 피해가 잦으며, 니제르강과 베누에강 인근 마을이 자주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지리적 취약성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후변화와 부실 인프라의 치명적 조합
전문가들은 이번 재해의 원인을 두 가지 핵심 요인으로 분석한다. 기후 변화와 함께 허술한 호우 대비책, 열악한 배수관을 비롯한 부실한 기반 시설이 홍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기후변화의 가속화
2022년에 14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엄청난 홍수를 경험한 나이지리아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얼마나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증가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국가들은 특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인프라의 구조적 문제
나이지리아는 도로 및 하수 인프라가 열악해 우기에는 어김없이 홍수가 일어나 많은 농가의 피해는 물론이고 도심 마비현상까지 발생한다. 정부의 인프라 투자 부족과 부패 문제가 맞물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대응: 긴급구호에서 장기 전략으로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국제구조위원회는 북동부 아다마와 주와 보르노 주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가구에 즉각적인 구호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현금 지원을 통해 피해 가정이 대피처, 식량, 필수품 등 즉각적인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질병 확산 방지
홍수로 인해 설사, 말라리아 등 수인성 질병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위생 개선과 깨끗한 물 공급에 대한 긴급한 필요성을 해결하고 있다. 콜레라와 같은 전염성 질병 확산 방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아프리카 전체의 기후 위기
나이지리아의 홍수는 아프리카 대륙이 직면한 더 큰 기후 위기의 일부다. 나이지리아는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약해졌으며 국민들은 홍수와 증가하는 식량 불안을 겪고 있음에도 인도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불평등한 기후 영향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적 필요의 90%를 차지하는 20개국이 2018년 기준 탄소 배출량은 5%를 약간 넘었다는 사실은 기후 정의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기후변화에 가장 적게 기여한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재난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예방 중심의 접근
홍수 발생 전 현금 지원을 받으면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생계를 보호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식량 안보, 경제 상황 및 전반적인 기후 회복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처럼, 사후 복구보다는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지역사회 중심 대응
재난이 발생한 후, 국제구조위원회는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긴급필요조사를 실시한다는 접근 방식처럼,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
나이지리아 사례는 기후변화 시대에 탄탄한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비한 배수 시설, 저류 시설 등의 확충이 시급하다.
통합적 재난 관리 시스템
케냐 정부는 국회가 7,600만 달러(약 1,037억 원)를 승인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례처럼, 재난 대응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와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국제 협력 강화
케냐에서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아 IOM와 케냐 적신월가 협력하여 홍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주민 3만 9,000명에게 대피소와 필수 생활용품을 전달한 사례처럼, 국제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재난 대응 모델 구축이 중요하다.
미래를 위한 행동 계획
기후 적응 전략 수립
케냐의 경제 발전에 대한 기후 변화와 그 영향은 특히 2010년 이후 정부가 여러 정책과 조치를 제정함으로써 인정받았다처럼, 장기적인 기후 적응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취약 계층 보호
국제구조위원회는 긴급 대응 전반에 걸쳐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여성과 아이들과 같은 취약계층의 안전과 권한 강화를 강조한다는 접근처럼, 재난 대응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결론: 지금 행동해야 할 때
나이지리아 홍수 재해는 기후변화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이제는 매년 발생하고 있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국제구조위원회의 지적처럼, 이제 이런 재해는 ‘예외’가 아닌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복구가 아닌 근본적인 변화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조기 경보 시스템 개선, 지역사회 기반의 재난 대응 체계 마련 등이 시급하다.
나이지리아의 비극이 전 세계적 각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나이지리아와 같은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