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가치관(Match vs. Add) 채용 전략 – ‘Culture Add’와 조직 혁신

똑같은 사람만 뽑다가 망한 회사들의 공통점

“우리 회사와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뽑아야 해.” 면접관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회사와 ‘잘 맞는’ 사람만 뽑는 게 정답일까? 최근 들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존의 ‘Culture Fit’ 채용에서 ‘Culture Add’ 채용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똑같은 사람들만 모아놓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Culture Fit의 달콤한 함정

Culture Fit 채용 방식은 분명 매력적이다. 기존 조직 문화와 잘 맞는 사람을 뽑으면 적응도 빠르고, 갈등도 적으며, 팀워크도 좋다. 새로운 직원이 들어와도 기존 업무 방식을 쉽게 받아들이고, 동료들과도 금세 친해진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편한 일이 없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문제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난다. 비슷한 배경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그룹씽크(집단사고)’ 현상이 나타난다. 모든 사람이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반응하니까,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조직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데 내부는 여전히 과거 방식에 매몰되어 있다. 고객의 니즈가 바뀌었는데도 조직 내부에서는 아무도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같은 렌즈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에는 빠른 성장을 보였지만, 어느 순간 정체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업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만 계속 뽑다 보니, 조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에코 챔버(echo chamber)가 되어버린 것이다.

Culture Add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

Culture Add 접근법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존 문화와 ‘맞는’ 사람보다는 기존 문화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다양성을 위한 다양성이 아니라, 조직의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Culture Add의 핵심은 조직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 중심’이라는 핵심 가치는 공유하지만, 그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식이다.

이런 접근법의 효과는 이미 여러 기업에서 입증되고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모인 팀은 더 창의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예상치 못한 시장 기회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고객 니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제 면접에서 Culture Add를 찾는 방법

그렇다면 실제 채용 과정에서 어떻게 Culture Add를 찾을 수 있을까? 먼저 기존의 질문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 회사 문화에 얼마나 잘 맞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 대신 “당신이 가진 독특한 경험이나 관점이 우리 조직에 어떤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같은 문제를 두고도 사람마다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면, 그 다양성 자체가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를 파악하는 것이다.

과거 경험을 묻을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성공 경험만 듣는 게 아니라, 실패했던 경험이나 남들과 다른 선택을 했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이런 경험들이 그 사람만의 독특한 관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자가 이전 직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Culture Add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보통 기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개선을 시도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조직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과 일체감의 균형점 찾기

Culture Add 접근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다양성과 일체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너무 다양한 사람들만 모으면 공통분모가 없어서 팀워크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비슷한 사람들만 모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이 균형점을 잘 찾는다. 먼저 조직의 핵심 가치와 원칙은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 하지만 그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나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환영한다.

예를 들어 ‘혁신’이 핵심 가치라면, 혁신에 대한 열정은 공유하되 혁신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기술적 혁신에 강하고, 다른 사람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뛰어날 수 있다. 이런 다양성이 조직 전체의 혁신 역량을 높인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건설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놓는다고 해서 저절로 시너지가 생기는 건 아니다.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공통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존 직원들의 저항과 대응 방안

Culture Add 채용을 시작하면 기존 직원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새로 온 사람이 기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다른 방법을 제안하면, 기존 직원들은 자신들의 방식이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 “여기서는 원래 이렇게 해왔는데”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런 저항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경영진의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환영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새로 온 직원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실제로 도입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 직원들도 새로운 관점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Culture Add는 기존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실제로 새로운 직원이 가져온 아이디어로 성과가 나오면, 기존 직원들의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뀐다.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결과를 보고 나면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 차원에서의 Culture Add

Culture Add는 단순히 채용 전략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 전체의 리더십 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리더가 다양성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고, 서로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건설적인 논쟁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Culture Add가 성공할 수 있다.

많은 리더들이 입으로는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더 높이 평가하고,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협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진정한 Culture Add를 위해서는 리더십 스타일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는 리더십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통합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한다.

측정 가능한 Culture Add의 효과

Culture Add 채용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전통적인 인사 지표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단순히 이직률이나 만족도 조사만으로는 Culture Add의 진짜 가치를 알기 어렵다.

대신 혁신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 건수, 프로세스 개선 사례, 고객 만족도 향상, 새로운 시장 기회 발견 등이 Culture Add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또한 팀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다양한 관점이 고려되는지도 중요한 측정 요소다.

정성적인 측면에서는 조직 내 대화의 질이 높아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회의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발언하고, 서로 다른 의견이 제시되며, 건설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조직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크게 높인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다른 접근법

Culture Add 전략은 회사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아직 조직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Culture Add가 상대적으로 쉽다. 새로운 직원이 가져오는 변화를 받아들일 여지가 많고, 빠른 실험과 학습이 가능하다.

반면 대기업은 이미 강고한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서 Culture Add가 더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효과도 클 수 있다. 대기업이 가진 자원과 안정성에 스타트업적 사고방식과 민첩성을 더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생긴다.

중요한 것은 각 조직의 상황에 맞는 속도와 방식을 찾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더 과감하고 빠르게, 대기업은 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 조직의 경쟁력, Culture Add

앞으로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기존 산업을 재편하고 있고, 고객의 니즈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과거의 성공 방식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살아남기 어렵다.

Culture Add는 이런 미래를 대비하는 핵심 전략이다.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만이 예상치 못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단순히 인재를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서, 조직의 적응력과 혁신 역량을 높이는 필수 요소가 된 것이다.

결국 미래의 승자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모은 조직이 아니라, 가장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조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오늘의 채용 결정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