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경기침체 확률 30%로 하향 조정… “미중 무역협상 진전이 핵심”

TL;DR: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향후 12개월 경기침체 확률을 35%에서 30%로 낮췄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인플레이션 둔화, 금융시장 안정 등이 주요 배경이다. 동시에 2025년 GDP 성장률 전망도 1.0%에서 1.25%로 상향 조정했다.

5% 포인트 하향 조정의 배경

골드만삭스가 2025년 6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향후 12개월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35%에서 30%로 낮췄다. 이는 지난 한 달 동안 두 번째 하향 조정이다.

데이비드 메리클이 이끄는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팀은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금융 여건이 관세 부과 이전 수준으로 완화됐고,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긴장 완화 조치에 따라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골드만삭스의 침체 확률 전망은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4월 말~5월 초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45%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달 미중 무역합의 이후 35%로 낮아진 바 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게임 체인저

이번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미중 간 무역협상 진전이다. 6월 9~10일 런던에서 진행된 2차 무역 협상에서 양국은 1차 회담 합의를 이행할 구체적 프레임워크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이번 협상에서 다음과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 중국의 대미 희토류 공급 정상화
  •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허용
  • 상호 관세율 조정 프레임워크 마련

특히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한 것은 미국 기술업계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로, 그동안 공급 불안정이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도 한몫

골드만삭스가 경기침체 확률을 낮춘 또 다른 배경은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쳐 4월 상승률(0.2%)과 시장 전망치(0.2%)를 모두 밑돌았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0.2%)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현재까지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아직 제한적인 증거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물가와 실질소득, 소비지출에 미치는 관세의 영향이 다소 작아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GDP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

경기침체 확률 하향 조정과 함께 골드만삭스는 2025년 미국 GDP 성장률 전망도 기존 1.0%에서 1.2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분기별 기준이다.

이러한 상향 조정은 다음 요인들을 반영한 것이다:

  • 무역정책 불확실성 완화
  • 금융시장 여건 개선
  • 소비자 신뢰 회복
  • 기업투자 심리 개선

다만 1.25%라는 성장률은 여전히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약 2.0~2.5%)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어서,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투자은행들의 전망과 비교

골드만삭스의 30% 전망은 다른 주요 투자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다.

JP모건은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인 미 행정부 정책으로 인해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중요한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NPR 인터뷰에서 “35% 정도가 적절한 수준”이라며 “건전한 경제에서 경기침체 확률은 15% 수준이어야 하는데, 30-35%는 여전히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연준 금리 정책에 미치는 영향

경기침체 확률 하향 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2025년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시기는 조정했다.

기존에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7월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6월로 앞당겼다. 이후 3월과 6월에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금리는 3.5~3.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경기침체 우려 완화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신호다. 골드만삭스는 별도 보고서에서 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5,900에서 6,1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상향 조정 배경으로는 다음을 꼽았다:

  • 관세 리스크 완화
  • 경기침체 확률 하락
  • 기업 실적 개선 기대
  • 금융시장 안정성 회복

여전히 남은 불확실성

경기침체 확률이 낮아졌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리스크 요인들을 지적한다:

1.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현재 미중 합의는 임시적 성격이 강하며, 언제든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2.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

관세가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향후 몇 개월 후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글로벌 경제 둔화

미국 외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수출 감소 등을 통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골드만삭스의 전망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1. 단기적 낙관론, 장기적 신중론

경기침체 확률 하락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30%라는 수치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2. 금리 민감 섹터 주목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유틸리티, REITs 등 금리 민감 섹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3. 무역 관련 기업들의 수혜

미중 무역협상 진전으로 수출입 관련 기업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 신중한 낙관론이 필요한 시점

골드만삭스의 경기침체 확률 하향 조정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30%라는 경기침체 확률은 여전히 정상 수준(15%)의 두 배에 달한다.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 개선에 안주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경제 지표와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유연한 투자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전망 조정이 실제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앞으로 몇 개월의 경제 지표가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