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선택하는 이유와 숨은 위험들

2025년 들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61개의 상장 기업이 암호화폐를 재무 자산으로 채택했다고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가 밝혔다. 이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 기업의 재무 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의 현황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진입

2025년 1월 21일 기준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의 Strategy(구 MicroStrategy)는 45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며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MARA Holdings, Riot Platforms, Tesla, Coinbase Global, Block, CleanSpark 등 미국 주요 기술 및 채굴 기업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기업들은 5월 말 기준 총 67만3897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총 공급량의 3.2%에 해당한다. 이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트럼프 미디어의 적극적인 움직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트럼프 미디어의 행보다.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이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으며, 동시에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 등록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거대 자본의 합작: 21 Capital 프로젝트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Cantor Fitzgerald가 Tether, SoftBank, Bitfinex와 함께 21 Capital이라는 3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중심 투자 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것이다. Tether가 15억 달러, SoftBank가 9억 달러, Bitfinex가 6억 달러를 각각 기여한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모든 비트코인이 개당 85,000달러의 고정 환율로 21 Capital의 주식으로 전환되며, 각 주식의 가격은 10달러로 책정된다는 점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어느 정도 안정화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SoftBank의 재진입

손정의 회장 개인이 2017년 고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가 손실을 본 이후 최대 규모의 재진입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에는 개인적인 투자가 아닌 체계적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선택하는 이유

재무 리스크 분산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채택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재무 리스크 분산이다. 전통적인 현금 보유나 국채 투자 대신 비트코인을 통해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우호적인 거시경제 여건, 규제 명확성, 기관 투자 증가를 결합하면 2025년 비트코인은 최저 5만 달러, 최고 10만 2,0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투자 유치 효과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노출도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주식 투자의 안정성도 제공한다는 매력이 있다.

숨어있는 위험 요소들

90,000달러 하락 시나리오

하지만 이런 전략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하락하면 기업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절반 이상이 손실 구간에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근처에서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90,000달러까지의 하락은 약 10% 정도의 조정에 불과하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강제 매도 위험

더 심각한 문제는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지난 2022년 비트코인 채굴업체 코어사이언티픽(CORZ)의 사례를 언급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평균 매입가 대비 22% 이상 하락할 경우 강제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차입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했거나,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면 가격 하락 시 연쇄적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의 확대

현재 비트코인 상승 주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수요(구매자)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글래스노드의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들의 대량 매수가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실제 구매 수요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주식 성과에 미치는 영향

양날의 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실제로 해당 소식이 보도된 뒤 백트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62%나 급등했으며, 시간외 거래에서도 14% 이상 상승 중이다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비트코인 관련 뉴스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인다.

투자자들의 반응

기관 투자자들은 이런 기업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전통적인 가치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전략이 투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성장 지향적인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규제 환경의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발의한 ‘비트코인법'(BITCOIN Act)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향후 5년간 비트코인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100만 BTC를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가 직접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보유한다면, 이는 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명확성의 중요성

현재까지는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규제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이런 전략의 유효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2025년 시장 전망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비트코인의 2025년 가격이 최대 2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서식스대학교 재무학 교수 캐롤 알렉산더는 2025년 비트코인이 20만 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보수적인 전망으로도 최소 15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현재 비트코인을 채택한 기업들은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위험 관리의 중요성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라는 최근 사례에서 보듯이,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

기업들은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결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

61개 이상의 기업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채택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특히 SoftBank, Tether, Cantor Fitzgerald 같은 거대 자본의 참여는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90,000달러 하락 시 절반 이상의 기업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은 이 전략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비트코인의 잠재력과 위험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투자자들 역시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의 비트코인 노출도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기업의 주식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