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역사적 전환점이 될 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가 감행한 ‘스파이더웹 작전’과 이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공습, 그리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진입 주장까지. 전쟁 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을 자세히 살펴본다.
1년 6개월 준비한 ‘스파이더웹 작전’의 충격
전례 없는 원거리 공격 성공
6월 1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실행한 ‘스파이더웹 작전’은 러시아 침공 이후 가장 대담하고 성공적인 공격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작전은 우크라이나에서 4,300km나 떨어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까지 드론 공격을 감행한 전례 없는 원거리 공격이었다.
작전 준비 과정도 놀랍다. SBU는 트럭에 드론을 숨겨 목표물 근처까지 운반하는 방법을 동원했으며, 이 작전은 1년 6개월 9일간 준비 끝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요원들은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드론을 배치한 뒤 철수했고, 정확한 타이밍에 원격 조종으로 공격을 실행했다.
작전 수행 방식의 혁신성
우크라이나는 Tu-95, Tu-22M, A-50 등 41대의 항공기가 무력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러시아가 약 7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력의 약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이 작전의 기술적 측면이 주목받는다. 러시아 내부에 소형 자폭드론 여러 기가 적재된 컨테이너를 몰래 반입한 후 기지 근처까지 트럭으로 운반한 후 러시아의 통신망과 미리 학습된 이미지 기반 인공지능을 이용해 드론을 유도하여 러시아의 대형기들을 핀 포인트 타격한 것이다.
러시아의 대규모 보복 공습
역대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
스파이더웹 작전 이후 러시아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군이 이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드론 472기, 미사일 7기를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밝혔다. 이는 전쟁 발발 이래 하루 새 이뤄진 공격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가 현지시간 24일 밤사이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30여 개 도시와 마을에 공격용 드론 300대, 미사일 70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하루 새 이뤄진 드론 공격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AP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민간 시설까지 표적화
러시아의 공습은 군사 시설을 넘어 민간 인프라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에 있는 산업 기업 “드네프로프레스”에서. 특히 이 영상은 공장 검문소 건물이 파괴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공장은 우크라이나군 수리 기지에 프레스와 주조 장비를 생산하는 군수 관련 시설이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진입 주장의 진실
상반된 주장들
러시아는 6월 9일 자국군이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선이 처음으로 동부를 넘어 중심부로 확대됐다는 의미에서 중대한 주장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강력히 부정하며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진입이나 점령은 없다고 반박했다.
전략적 중요성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는 우크라이나 중부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로, 수도 키이우와 동부 전선 사이의 연결축 역할을 한다. 이 지역은 군수물자 보급로가 집중되어 있어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으로 진입했다면 군사적으로 매우 위협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주요 철도망과 물류센터, 산업 기반 시설이 밀집되어 있으며, 서방의 무기 지원이 이 지역을 통해 수송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전과 심리전의 격화
진실 파악의 어려움
현재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군사적 움직임 자체보다도 정보전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중부 진입과 대규모 공습을 통해 자국 내 여론 결집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허위 정보 조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정보는 전황의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양측 모두 심리전과 정보전을 병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사회의 대응
유럽도 러시아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 공습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도록 가장 강력한 국제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NATO와 유럽연합은 이 같은 정보 왜곡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위성영상과 독립 감시체계를 통해 진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휴전 협상의 막힌 길
2차 협상의 결렬
이스탄불에서 열린 2차 협상은 1시간만에 종료되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상대측에게 항복 수준의 조건을 요구하여 휴전은 결렬되었으나 25세 미만 포로, 중상자 전원과 전사자 시신 6천구에 대한 교환에는 합의했다.
이러한 공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2차 휴전 협상을 하루 앞두고 이뤄져,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미국의 중재 노력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어제(11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을 논의한 고위급 회담에서 ’30일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 이를 러시아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전쟁의 새로운 전환점
기술 혁신의 시대
이번 스파이더웹 작전은 현대 전쟁에서 기술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크라이나 국방 분석가 세르히 쿠잔은 “세계 어떤 국가의 정보 작전도 이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총 120대 정도의 러시아 전략폭격기 중 40대를 공격했다”고 평가했다.
비용 효율성의 극대화
이번 우크라이나의 폭격은 ‘가성비’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습으로 파괴된 러시아 군용기는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TU-160’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통제기 등으로 가장 비싼 것은 한 대 값이 한화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파괴한 우크라이나 드론 1대 값은 적게는 40만 원에 불과해 최대 100만 배 차이가 난다.
향후 전망과 시나리오
세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
현재 상황은 다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망할 수 있다:
첫째, 러시아 진입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 중부로 전선 확장 → NATO의 군사지원 가속 → 민간피해 증가 우려
둘째, 러시아의 허위 주장일 경우: 군심·국내 정치용 정보전 → 서방국가의 정보 감시 강화
셋째, 대규모 공습이 반복될 경우: 우크라이나 방공망 소진 우려 → 서방의 추가 방공무기 공급 필요성 대두
장기전의 양상
2025년 6월의 전황은 명확한 전선의 이동이라기보다는 심리적 전장과 정보전의 양상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물리적 전쟁을 넘어선 정보전·외교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번 사건들은 그러한 전장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진실은 향후 위성자료, 국제 감시단 보고, 민간 피해 사례 등을 통해 점차 드러날 것이며, 현재로서는 양측 주장 모두를 면밀히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쟁의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술 혁신과 정보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